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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무리수’, 소비자 혼동 ‘청소기 비교시연’

발행일시 : 2016-02-02 16:57

[넥스트데일리 김문기 기자] 다이슨이 무선청소기 성능의 우위를 보여주기 위해 실시한 시연이 논란을 빚고 있다. 타사 대비 뛰어난 성능을 보이기 위해 동일한 환경 내에서 비교 테스트를 직접 진행했지만 문제는 대상 제품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이슨은 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표 무선 청소기인 ‘V6 플러피 헤파’와 국내 판매 중인 타사 무선청소기 모델의 성능을 비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앞서 다이슨은 내부적으로 미국의 독립적인 검사 기관에 의뢰해 타사 제품과 다양한 바닥 환경에서의 흡입력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행사 발표에 나선 그라함 도널드 다이슨 수석 모터 엔지니어는 “유선 청소기를 무선 청소기가 대신하려면 그 만큼 높은 성능을 갖춰야 한다”며, “성능 검증을 위해 미국 독립 테스트 업체에게 타사와 비교 테스트를 맡겼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타사 제품과의 비교를 위해 표준화된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온도나 습도뿐만 아니라 제품의 완충 상태 등도 동일하게 맞췄다. 테스트는 이물질량으로 인한 흡입 손실율과 딱딱한 바닥, 틈이 있는 딱딱한 바닥 등을 대상으로 했다. 결과를 통해 다이슨은 타사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자신했다.

다이슨 비교 시연 장면. 다이슨 V6 플러피 헤파(중앙)를 중심으로 좌측이 일렉트로룩스 울트라파워, 우측이 LG전자 코드제로 핸드스틱 무선 청소기다. <다이슨 비교 시연 장면. 다이슨 V6 플러피 헤파(중앙)를 중심으로 좌측이 일렉트로룩스 울트라파워, 우측이 LG전자 코드제로 핸드스틱 무선 청소기다. >

이어 다이슨은 현장에서 직접 타사 제품과의 비교 시연을 진행했다. 중앙에 너비 5mm와 깊이 5mm의 틈이 있는 약 2m 길이의 바닥에 베이킹 파우더를 뿌려놨다. 다이슨 제품을 중심으로 양 옆에 타사 제품을 두고 동시에 바닥을 왕복했다. 결과는 다이슨 제품의 강력함을 보여주듯 중앙 바닥만이 깨끗하게 청소됐다.

다이슨 비교 시연 장면. 청소 이후 모습 <다이슨 비교 시연 장면. 청소 이후 모습>

비교 시연은 원만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였으나 문제는 그 후 벌어졌다. 청소기 업계에서는 다이슨의 비교 시연 설계가 잘못됐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비교 주체에 대한 논란이다. 가전제품의 경우 가정 내에 사용하는 모델군이기에 더욱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테스트가 진행돼야 한다. 특히 비교 시연의 경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이슨이 자신의 모델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직접 비교 시연하기 보다는 검증된 제3의 기관이 나서서 시연 장면을 보여줘야 했다는 지적이다.

다음으로 시연이 끝난 후 현장에 있던 참가자들은 바닥이 아닌 타사 시연 모델에 집중했다. 다이슨이 타사 모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이슨 제품은 ‘V6 플러피 헤파’였다.

첫 진행방향 기준으로 우측 제품은 일렉트로룩스 울트라파워, 좌측은 LG전자 코드제로 핸드스틱으로 추정된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일렉트로룩스 제품은 약 43만 원대, LG전자 모델은 29만9000원 수준이다. 다이슨 ‘V6 플러피 헤파’의 가격은 무려 110만 원대다. 저가형 모델과 프리미엄 모델이 함께 테스트된 것이나 진 배 없다.

청소기 업계 관계자는 “100만원대 제품과 20만 원대 제품을 동등 비교하는 등 객관성이 심각하게 결여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소기 업체는 시연 환경 자체가 다이슨에 유리하게 설정됐다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연 환경이 다이슨 제품에 특화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이슨 모델은 롤러 헤드로 설계됐기 때문에 바닥에 흩뿌려진 파우더를 타사 제품 대비 구조상 잘 쓸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체적으로 다이슨의 이번 비교 시연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소기의 성능은 흡입력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무선 청소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다이슨이 최근 경쟁사들의 기술력이 점차 늘어감에 따라 위기의식을 가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1위답지 않은 처사”였다고 평가했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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